I know you.
You're the one I've waited for.
Let's have some fun.
Life is precious.
Every minute.
And more precious with you in it.
So let's have some fun.
We'll take a road trip.
Way out West.
You're the one.
I like the best.
I'm glad I found you.
Like hanging round you.
You're the one.
I like the best.
첫 키스 이후로 여자와 남자는 종종 입을 맞춘다. 군단장의 막사에서, 때로는 캐시의 막사에서. 입맞춤은 정중하지만 심심하지는 않다. 여자는 생각보다 열정적인 그의 모습에서 희열을 느낀다. 어느 날들은 그런 순간이 평소보다 길다. 특히 '그' 날은 유독 그랬다. 입맞춤이 끝나자 캐시가 그의 색소 옅은 눈에서 들끓는 욕망을 읽어냈다. 그녀의 호흡도 가빠졌다. 그는 캐시가 옷을 벗어내는 것을 거들면서 자신의 방탄조끼와 옷 역시거칠게 벗었다. 둘이 웃옷을 전부 벗자 남자는 캐시의 어깨를 감싸면서 듣고 싶다는 대답이 있다는듯이 여자를 바라봤다.
“왜 망설이는 거죠.”
“진심이야?”
그녀는 쓰게 되뇐다.
“내가 노예가 아닌 것처럼 기만하는 데에는 당신만한 재주를 가진 사람이 없을 거야.”
하지만 캐시는 분별력 있게도 그런 말을 내뱉지 않는다.
대신에 그녀는 웃는 것을 선택한다. 가지런한 이빨을 드러내며.
“당신이 좋아요.”
남자에게 그 말은 어떤 사랑 고백보다 유혹적이다. 좋아한다는 말을 여자가 발명해낸 것 같은 착각이 그의 머리를 때린다.
둘은 군단장의 침대에서 사랑을 나눈다. 남자가 삽입을 하자 여자가 탄성을 지른다. 남자의 움직임은 고통스러울 정도로 느린데, 캐시는 그것이 의도적임을 안다. 그녀가 남자의 선 굵은 어깨를 깨물자, 남자가 웃는다. 남자는 캐시 귀에 속삭인다.
“조슈아, 그게 내 이름이야.”
그는 그녀 안에서 열락을 느낀다. 그렇게 밤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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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이름을 부르느라 목소리가 다 쉬었어요.”
캐시가 자신의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조슈아의 손을 자신의 두 손으로 가져오면서 말한다.
“원래도 허스키한데.”
“조슈아.”
“…………..”
‘진짜’ 이름을 부르면 얼굴이 붉어지는 남자가 귀엽다고, 그녀는 생각한다.
“좋은 이름인 것 같아.”
“그런가.”
“적어도 말파이스보다는 낫죠.”
“어이가 없군. 신경써서 지은 이름인데.”
“부모님 쪽이 더 감각이 좋았던 것 같은데요.”
조슈아와 캐시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위성과 교신할 수 있다는 그녀의 믿음을 남자는 비웃지 않는다. 남자는 자신이 햇병아리 선교사였을 적의 이야기를 한다. 그 이후로 자신이 저지른 과오와, 타협들에 대해서 고해성사하듯이 술회한다.
그녀는 그 순간만큼은 그를 판단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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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의 부족어를 배우려면 글을 쓰는 게 가장 좋다고들 해서 시작해본다. 어떻게 시작해야 되나. 나는 분필 자국 따라. 죽은 말 부족의 일원이다. 일원..이렇게 쓰는게 맞는건지 모르겠네. ㅇ ㅣ ㄹ ㅇ ㅜ ㅓ ㄴ.
내가 이 언어 쓰는 법을 배우게 된 건 조슈아 덕분이다. 사실 이전부터 말하는 방법은 알고 있었지만, 조슈아가 책을 읽는 걸 보고 나도 읽고 싶다고 생각했다. 읽는 방법을 배운 뒤부터는 직접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조슈아가 읽는 것은 성경이다. 성경이란 하느님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다. 약속에 대한 이야기라고. 다 좋은데, 구원이라는 말은 솔직히 이해하기 어렵다. 죽은 사람을 하늘에서 끌어올려준다는 이야기는 조슈아가 믿기에는 너무 바보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조슈아는 정말 구원 받은 걸지도 모른다. 불에 휩싸인 채로 절벽에서 떨어졌는데 멀쩡히 살아있으니까!
하지만 조슈아는 많이 아프다. 붕대를 갈 때마다 신음을 참는다. 매번 다시 불에 타는 느낌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걸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어렸을 적 모닥불에서 장난 치다가 손가락을 데인 적이 있었는데, 정말 아팠다! 온몸에서 그런다고 생각해보라! 정말 무서울 것이다.
조슈아가 아픈 것은 몸뿐이 아닌 것 같다. 슬픔족의 샤먼이 그랬다. 조슈아는 마음 속에 구멍이 있다고. 그래서 그 구멍을 통해서 슬픔이 나오는 거라고. 불에 타는 것도 힘들 텐데 마음 속에 구멍이라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그것에 대해서 대니얼에게 몰래 물어본 적이 있는데 (대니얼은 절대로 누구한테 비밀을 이야기할 사람이 아니다.) 대니얼은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말했다.
“조슈아는 용서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다고.
시저의 군단을 왜 용서해야하는 지는 모르겠다. 뉴가나안인들을 죽인 것도, 하얀다리 부족이 우리를 공격하게 만든 것도 시저의 군단이다, 라고 했더니 대니얼은 고개를 저으면서 그런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 당하는 건 사람을 무너뜨릴 수 있는 일이야.”
흠……. 잘 모르겠다. 대니얼은 깊게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하느님께 맡겨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것도 이상하다. 문제는 맡길 수 있는데, 슬픔은 왜 못 맡기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p.s 며칠 뒤면 해피 트레일 상단이 지나갈 것이다. 조슈아는 하얀다리 부족의 공격을 걱정하면서 나에게 정찰을 잘 해두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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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확실해. 불탄 남자가 조슈아 그레이엄이야.”
“잠깐, 그래서 넌 지금 그 남자를 찾으러 가겠다 거야? 정신 나갔어? 그 사람이 네 은인일지, 원수일지 어떻게 알아!”
“나도 저 안경씨와 같은 생각이야. 기억도 찾지 못한 상태에서 막무가내로 가는 건 매우 극도로, 엄청나게- 비합리적인 선택이야. ”
킹이 내어준 방 한 켠, 전쟁 전의 칠판을 앞에 두고 아케이드, 베로니카 산탄젤로, 그리고 배달부가 격렬한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부운은 다 시끄럽고 짜증난다며 렉스와 함께 산책을 나갔고 남은 셋은 <배달부의 미래: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에 대해서 100분 연장 토론 중이었다.
칠판에는 조슈아 그레이엄 = 말파이스 = 불탄 남자 (??) -???->배달부
등의 도식이 그려져 있었다.
“아케이드, 우리 의제를 정해보자.”
“정할 것도 없어. 이건 자살 미션이야. 나는 안가, 못가.”
“어차피 나 혼자 갈 생각이었어.”
“그 말파이스 군단장이란 놈의 흉악함에 대해서 네가 기억을 못하는 것 뿐이야. 그자가 얼마나 무섭고 빠른 속도로 서부를 정복했는지 알아? 그자는 '사신'이었어. ”
베로니카가 아케이드 말을 슬쩍 거들었다.
“이건 안경씨가 맞아. 아무리 생각해도 너랑 우호적인 관계는 아니었을 것 같다고. “
“하지만 이 방법밖에 없어.”
베니와 하우스를 찾아갔을 때, 그녀는 실망과 직면해야 했다. 다들 자신의 야심과 치기 어린 호승심으로 뒤범벅인 어린아이들로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그들은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는 일말의 관심도 없는듯했다.
“베로니카, 아케이드. 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기억을 찾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NCR, 하우스, …그리고 예스맨 사이에서 배달부는 갈등 중이었다.시저의 군단은 애초에 선택지에서 논외였다. 그들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라고는 한 톨도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울페스 인컬타의 교활한 목소리만 들으면 분노가 치밀었고 시저는 아케이드의 말마따나 자아비대증 환자였다. 어쩌면 선입견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닙튼의 광경에서부터 그녀는 자신이 군단을 싫어했다는 사실만은 기억해낼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직감을 믿기로 했다.
“정 나랑 원수면 내가 죽이고 오면 되고. 일석 이조 아니겠어?”
아케이드가 손바닥으로 얼굴을 감쌌다. 안경이 이마 위로 올라갔다.
“배달부, 내일이라도 군단은 댐을 정복하러 올 수 있어.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없어.”
“NCR을 믿는 건 아니지? 그 놈들 이빨 빠진 호랑이라고. ”
베로니카가 추궁하듯 배달부를 몰아세웠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믿을 수밖에 없어. 엘더 맥나마라는 나에게 빚이 있고, BOS가 NCR과 힘을 맞춘다면 현재의 균형은 당분간 유지될 수 있을거야. 게다가,
시저는 내가 하우스를 죽이러 갔다고 믿고 있어. 오랫동안 기다릴 거야. 지 딴에는 말이지. 시간은 오히려 지금 밖에 없어”
“NCR과 동맹? 있을 수 없는 일이야!”
“그렇게 될 거야. 베로니카.”
배달부가 서기관을 쳐다봤다. 그녀가 위엄있고 냉혹한 눈빛을 보내자, 베로니카는 몇 번 발을 구르더니 방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그 모든 일이 일어나는 동안 아케이드는 계속해서 손에 얼굴을 파묻는 중이었다.
아케이드는 배달부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로 중얼거렸다.
“빨리, 아니 살아서 돌아와야해.”
“물론이지.”
부활한 사람은 다시 죽지 않는다고.
그녀는 45구경 자동권총에 탄창을 넣었다.
다음 발이 정확한 장소에 꽂히길 기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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